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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도시아이 숲에서 키우기

킨더리베 2016-08-30 18:49:08 조회수 1,245

                       
박헤나  에디터 한순호  포토그래퍼 이지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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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숲에서 놀자



화창한 7월의 어느 평일 오전 11시. 여섯 명의 아이와 여섯 명의 엄마가 서울 북한산 진관사 주차장에 모였다. 엄마 가을과 아들 태훈이, 엄마 꿀벌과 아들 유찬이, 엄마 랄라와 아들 채윤이, 엄마 벚꽃눈과 딸 수담이, 엄마 새순과 아들 승준이, 엄마 아지랑이와 아들 재민이까지 총 12명이었다. ‘숲동이 놀이터’에서는 아이들과의 친근한 소통을 위해 랄라, 새순 등 별칭을 쓴다. 진관사 조금 위쪽에 있는 작은 계곡에 다다르자 아이들은 주저 없이 물에 발을 담그더니 이내 물장난을 치기 시작한다. 커다란 바위를 미끄럼틀 삼고 종아리 정도 깊이의 계곡물을 수영장 삼아 첨벙첨벙 물놀이를 하는 아이들. 한여름의 자연이 짙은 녹색을 띠듯 아이들도 광합성을 실컷 하며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기 때문인지 얼굴이 유난히 밝고, 생기가 넘친다. 아이들은 고사리손에 뜰채를 쥐고 조약돌을 건져 살그머니 만져도 보고 흙 묻은 모자를 조물조물 빨기도 하며 자연을 만끽한다. 누군가 “다람쥐다! 다람쥐가 올라간다”라고 하자 일제히 시선을 돌린다. 반가운 친구를 만난 것 같은 표정이다. 언뜻 보아 다섯 살에서 일곱 살 정도 돼 보이는 아이들. 또래들은 어린이집, 유치원에 가 있을 평일 오전에 진관사 계곡에 와서 발을 담그고 있는 이들은 은평구 ‘숲동이 놀이터(이하 숲동이)’의 아이들이다.  
숲동이는 2009년 생태보전시민모임(이하 생보시) 회원들이 숲에서 아이를 키우자며 의기투합해 만든 생태육아공동체다. 지식을 가르치는 것보다 자연의 감수성을 키워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몇몇이 모여 시작됐다. 북한산을 끼고 있는 은평구는 서울이지만 숲에서 아이들을 키우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장소를 임대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교구나 물품도 필요 없었다. 그저 숲과 아이들만 있으면 충분했다. 숲동이의 부모들은 매주 세 번 월·수·금요일에 아이들의 손을 잡고 숲에 모여 함께 놀고 도시락을 싸와 나눠 먹었다. 교육기관에 아이를 맡겨 배우게 하는 대신 자연에 자유로이 풀어놓고, 흙에서 뒹굴며 에너지를 마음껏 발산하게 한 것이다.
커다란 바위에서 미끄럼틀을 타다 보면 바지가 구멍 나기 일쑤. 하지만 어쩌겠는가. 그런 경험조차 자연이 주는 선물로 받아들인다. 엄마들은 지난 숲놀이 때 누가 먼저 구멍이 났나를 서로 얘기하며 이야기꽃을 피운다. 아이 하나가 바위 꼭대기를 향해 성큼성큼 올라가자 엄마들은 “조심해!”를 연신 외친다. 그러나 쫓아다니며 말리거나 야단치지는 않는다. 어른들 눈에나 아슬아슬하지 이미 숲에서 노는 데 도가 튼 아이들은 자신의 몸을 어떻게 조절하고, 다치지 않고 놀 수 있는지 잘 알기 때문이다. 아이의 활동 범위를 제한하기보다 스스로 범위를 정하고 조심할 수 있는 존재로 믿어줘야 한다는 것이 숲동이 부모들의 생각. 다만 혹시라도 아이가 돌부리에 넘어져 크게 다치지 않도록, 밟고 미끄러지지 않도록 돌 몇 개를 치워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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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자유롭게
어른들은 지켜보기


아이들이 계곡으로 뛰어드는 사이 엄마들은 아이들이 노는 계곡 한쪽에 돗자리를 깔고 모여 앉는다. 아이들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으면서도 서로 도란도란 얘기를 나눈다. 어느덧 점심시간. 각자 싸온 푸짐한 도시락을 풀어놓으니 진수성찬이 차려진다. 이른 아침 도시락 싸기도 힘이 들 텐데 나눠 먹을 과일이며 떡까지 바리바리 싸 들고 왔다. 내 아이, 네 아이 할 것 없이 함께 챙기고 돌보다 보니 맛있는 먹을거리가 생기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이가 됐다고. 젓가락이 바삐 오가고 아이들이 입을 오물오물하며 먹는 모습이 딱 옛날 우리네 엄마들이 우리를 키울 때 모습이다. 
숲동이 놀이터는 5세부터 7세 아이들이 중심인 ‘숲동이’, 5세 미만의 어린아이들이 활동하는 ‘꼬마숲동이’, 8세 이후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들의 방과후 활동인 ‘오후의 놀이터’와 ‘곧숲동이’가 활동하고 있다. 그중 ‘숲동이’는 올해 8기가 만들어졌다. 일주일에 세 번, 엄마와 아이가 함께 마을 산을 중심으로 숲 활동을 하는 것 외에 ‘번개’ 형식의 비정기 모임도 자주 갖는다. 텃밭 가꾸기나 자연 놀이를 함께하고 의견을 모아 박물관 견학도 함께 간다. 소방서로 견학을 간 적도 있다. 부모가 돌아가며 한 달씩 터장(놀이터장)을 맡아 그 달에 일어나는 일을 조정하고 모임 장소를 정한다. 의사결정은 철저하게 민주적이다. 누구든 발의하면 찬성과 반대 의견을 피력하고 찬성이 많으면 의기투합해 실행해 나간다.
숲동이 놀이터에는 여섯 가지 원칙이 있다. 아이들은 자유롭게, 어른들은 지켜보기, 장난감은 자연에서 찾기, 안전사고 대비 및 양해, 엄마들의 행복, 생태보전시민모임 정회원 가입이 그것. 해마다 신규 회원을 모집한 뒤 사전 모임을 통해 이런 원칙을 이해하고 지킬 것을 다짐한다. 처음 가입해 활동하는 부모들이 가장 지키기 어려워하는 원칙은 아이들을 자유롭게 풀어놓고, 그저 지켜만 보는 것이다. 지난해 7기 회원이 된 가을 역시 마찬가지였다.
“다섯 살부터는 고집도 더 부리고 떼도 많이 쓰잖아요. 다섯 살부터 일곱 살까지의 아이들이 모여 있다 보니 엄청 싸워요. 갖고 싶은 게 있는데 뜻대로 안 되면 금세 엄마에게 와서 ‘엄마, 쟤가 이거 안 줘요’라고 말하죠. ‘뺏어달라’는 뜻이에요. 전에는 ‘저건 형아 거니까 네가 양보해’라고 했지만 이제는 ‘너희끼리 해결해’라고 말해요. 처음에는 엄마들도, 아이들도 혼란스러웠어요. 아이 싸움에 엄마들끼리 감정이 상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기다려주고 아이의 재량에 맡기니 알아서 잘 해결하더라고요. 싸운 뒤에도 곧 ‘미안해’ ‘괜찮아’라고 말하며 서로 사이좋게 지내는 모습에 오히려 어른들이 배워요.”
생보시 정회원이 돼 일정액의 기부금을 내는 것은 자연에 대한 고마움을 조금이라도 갚으려는 마음이 담겨 있다. 생보시 정회원으로서 활동하는 만큼 환경에 대한 관심도 자연히 깊어졌다고.
“처음엔 자연에서 아이들을 키우는 것에만 초점을 맞췄다면 이젠 환경 문제에 눈을 뜨게 됐어요. 폐에 콕콕 박히는 미세먼지, 일본 방사능 오염으로 인한 먹을거리 문제에 더 민감해진 거죠. 그래서 집에서도 친환경 세제나 쌀뜨물로 설거지를 하고, 비닐봉지 대신 장바구니를 들고 다니고, 웬만한 기름때는 아크릴 수세미로 제거하면서 환경 보호를 실천하려고 노력해요. 무엇보다 환경 문제는 공동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하고 민원도 열심히 넣고 있어요.” 꿀벌의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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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동이 엄마들의
이유있는 선택


숲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은 부모들은 많지만 실행에 옮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들은 어떻게 숲동이와 인연을 맺게 된 걸까.
“워킹맘이었던 터라 아침 7시에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낸 뒤 저녁 7시나 돼야 데리러 갔어요. 아이가 아플 때면 해열제는 물론 항생제까지 들려 보내곤 했죠. 회사에서는 아이를 제시간에 하원시키기 위해 전전긍긍했고, 집에 오면 내일 제시간에 출근하기 위해 아이를 일찍 재우려다 보니 아이가 요구하는 게 무엇인지 관심을 기울이기도 힘들었어요. 첫째의 초등학교 적응과 고집이 날로 늘어나는 둘째 태훈이를 보면서 아이가 먼저라는 생각에 직장을 그만두었죠. 그러다 숲동이를 알게 됐어요.”
아홉 살, 일곱 살 아이를 둔 가을은 당시의 상황을 담담히 전했다. 아이와 놀아주려 해도 방법을 모르겠고, 공부도 놀이도 친구관계도 우리 아이만 잘하지 못하는 것 같고, 자꾸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며 불안감에 빠져들던 시기였다. 육아 책을 읽다 보면 엄마가 나서서 뭐든 해줘야 할 것 같아 조바심만 났다. 그러던 어느 날, 둘째 아이 유치원 입학 원서를 쓰러 갔다가 ‘아이의 성향을 쓰라’는 문항을 보고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듯 멍해졌다. 내 아이를 너무도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 첫아이는 기관의 힘으로 키웠지만, 둘째 아이만은 숲이라는 열린 터전에서, 아이에 대해 온전히 알며 키우고 싶어 숲동이의 문을 두드렸다고 한다.
“교육기관을 택하든 생태공동육아를 택하든 그것은 개인의 선택일 뿐, 어느 것이 최선이고 최고라고 단언할 수는 없죠. 중요한 것은 부모가 이리저리 휘둘리며 불안해하지 않는 거예요. 유치원에 보내더라도 내 대신 남이 해줄거라 기대하기보다는 내 아이를 믿고 부모가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만약 ‘공동육아가 좋다’는 말에 숲동이를 선택했다가, 또 ‘○○유치원이 좋다’는 말에 마음이 기울고 불안해한다면 결국 아이도 불안하게 돼요. 아이들은 어떤 말보다 어른들의 태도를 통해 판단하니까요.”
숲동이에 오는 모든 회원들이 잘 적응하는 것은 아니다. 숲을 좋아할 거라는 엄마의 확신과 달리, 아이가 숲놀이를 좋아하지 않아 활동이 뜸해지는 경우도 있다고. 아이의 성향과 맞지 않으면 어쩔 수 없는 일. 이 또한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 숲동이 부모들의 생각이다. 아울러 “부모의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매일 아침 도시락을 싸고 아이들의 짐을 한보따리 챙길 때, 흙이 잔뜩 묻은 빨래를 할 때면 ‘내가 이걸 왜 하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들다고. 하지만 숲에만 오면 펄펄 뛰어다니며 생기가 도는 아이들을 볼 때면, 함께 숲동이를 하는 부모들을 만날 때면 힘든 것도 씻은 듯이 사라진다. 





아이들이 언제부터 어떻게 변하기 시작했는지는
누구도 정확히 모른다. 분명한 건 이런 변화가 서서히 일어났고,
그 과정을 아이뿐 아니라 모두가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벌레라면 질색했던 아이들이 이제는 가던 길을 멈추고
사마귀와 풍뎅이가 무사히 지나가게 기다려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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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 만큼
달라진 아이들


당장 눈에 보이는 결과가 없더라도 괜찮다, 살아가며 지치지 않는 힘이 생길 테니 그걸로 족하다, 어린 시절 숲 곳곳을 누비며 놀았던 추억은 어른이 돼 예상치 못한 일을 만날 때 큰 힘이 될 것이다…. 이런 숲동이 부모들의 한결같은 믿음이 없었다면 지금의 숲동이는 없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부모들의 느긋한 마음보다 더 빨리 아이들은 변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언제부터 어떻게 변하기 시작했는지는 누구도 정확히 모른다. 분명한 건 이런 변화가 서서히 일어났고, 그 과정을 아이뿐 아니라 모두가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딸 수담이의 낯가림 때문에 숲동이에 오게 된 벚꽃눈은 이곳에서 “수담이에게 어른에 대한 신뢰감이 생긴 것 같다”고 말한다. 늘 엄마에게만 붙어 있을 뿐 아빠나 외할머니에게도 가지 않을 정도로 낯가림이 심했던 수담이었다.
“문화센터에서도 선생님에게 선뜻 다가가지 못하고 늘 조용히 앉아 있는 아이였어요. 처음 숲동이를 시작했을 때만해도 엄마 곁에만 붙어 있었는데, 지금은 다른 이모들과 화장실도 선뜻 가고, 동네 어른들을 봐도 무서워하지 않고 편하게 대하더라고요.”
처음 벌레라면 질색했던 아이들이 이제는 풀벌레를 만져 보며 용감한 자신의 무용담을 늘어놓는 배포가 생겼다. 가던 길을 멈추고 사마귀와 풍뎅이가 무사히 지나가게 기다려주기도 한다. 열린 자연 속에서 더불어 활동하며 포용력도 넓어졌다. 모든 일을 경쟁으로 보며 더 많은 것을 가져야 한다고, 빨라야만 살아남는다고 가르치는 도시. 그 도시에서 멀어진 만큼, 자연에 가까워진 만큼 아이들은 내 것 네 것이 중요하지 않으며 승부에서 질 수도 있다는 걸, 한발 더 나아가 이기고 지는 것에 연연하지 않는 법을 배우고 있었다.
또 하나, 무엇 하나도 똑같은 게 없는 자연이란 터전은 아이들에게 위험성에 대한 빠른 판단을 심어줬다. 가파른 산길은 어떻게 올라가야 하는지, 발이 풍덩풍덩 빠지고 미끄러지는 빗속 진흙 길에서는 어떻게 걸어야 하는지, 눈이 소복이 쌓인 숲길에서는 어떻게 걸어야 하는지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터득했다. 오늘처럼 계곡의 미끄러운 바위를 오를 때는 몸을 어떻게 낮춰야 하는지, 어디까지 올라가야 안전하게 내려올 수 있는지 경험을 통해 알게 된 것이다. 이쯤 되면 생존의 기술을 배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해 보고 안 되면 ‘그럴 수도 있다’며 과정 자체를 소중히 여기고, 해내면 더 어려운 걸 시도하려는 의지가 저절로 생겼어요. 맛있는 게 있으면 숲동이 친구, 동생들에게 준다고 챙기고 자기 것을 양보할 줄도 알게 됐죠. 불가능할 줄만 알았던 비 오는 날의 등산에 성공했을 때, 낙엽 더미에 푹푹 빠지는 발걸음에 굴하지 않고 목적지에 다다랐을 때 아이들이 얼마나 뿌듯해하고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했는지 몰라요. 지켜보는 부모들도 마찬가지였죠.” 아지랑이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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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할 수 있었던
힘은 친밀함


모임을 이어 오며 우여곡절도 참 많았다. 사전모임 때 숲동이 선배들이 와서 경험담을 이야기해 주었지만 겪어보지 않은 탓에 귀에 잘 들어오지 않은 게 사실이었다. 특히 지난해 시작한 7기는 총 13명으로 가장 많은 인원이 모였지만, 대부분이 처음 숲동이에 들어온 이들이라 시행착오가 많았다고. 전년도에 왕성히 활동했던 6기의 아이들 대부분이 초등학교에 가거나 이사를 가는 바람에 벌어진 일이었다. 선배들은 교육보다 스스로 해볼 기회를 줬다. 그래서 작년에는 숲동이 활동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가보고 싶은 곳도, 해보고 싶은 것도 너무 많아 월·수·금요일 날 매번 다른 장소를 다녀오기도 하고, 화요일과 목요일에도 만나 활동했다. 방학도 없앴다. 그러다 부모도, 아이도 지칠 즈음 “숲은 한곳에서 사계절을 경험해야 한다”라는 선배들의 말이 생각났다고. 올해에는 작년에 없앴던 방학도 다시 만들었다. 그러나 후회는 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과정을 거치다 보니 ‘지켜야 하는 거지’라고 막연하게 생각하던 숲동이 원칙들이 하나씩 내 것이 돼갔기 때문이다.
2009년 1기부터 시작해 7년의 세월을 이어 오다 보니 선배도 많고 거쳐 간 사람들도 부지기수다. 이런 세월은 흘러가지 않고 쌓여 숲동이가 뿌리내리는 데 거름이 됐다. 부모들의 직업도 다양하다 보니 행사를 앞두고 도움을 청하면 누군가는 손을 내밀어준다. ‘악기를 배우려 한다’라고 카페 게시글을 올리면, 누군가 ‘오카리나를 가르쳐줄 수 있다’고 댓글을 단다. 매년 신입 기수 교육을 할 때는 생태 수업 강사이자 숲동이의 초창기 멤버인 괴물, 민들레가 강의를 맡아준다.
2009년부터 지금까지 숲동이가 이어질 수 있었던 원동력이 궁금했다. 그 원동력은 숲동이가 본보기가 되어 다른 곳에도 생태공동육아 모임이 생기길 바랐던 선배들의 의지와 꿈, 생태적 삶을 중시하는 가치관의 공유, 그리고 회원들 간의 친밀함이라고. 특히 이 날 만난 부모들은 친밀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자주 하는 얘기가 있어요. 아이들이 자라 어른이 되고 시집, 장가를 가서 각자 삶을 살게 되더라도 엄마들은 인연을 이어가 칠순 잔치도 같이 하자고요. 성인이 돼 속 얘기까지 털어놓을 친구를 사귄다는 것, 참 어려운 일이잖아요. 그런데 숲동이에서는 그렇게 돼요. 누군가 아프거나 이사할 때 애를 맡기고, 또 기꺼이 맡아주는 친근한 사이, 가족보다 더 가깝게 의지하는 사이가 된 거죠.”
안타까운 교육 현실에 반기를 들고 ‘자연’을 택한 용기 있는 숲동이 엄마들. 어린 시절 숲에서 실컷 놀았던 추억이 인생을 헤쳐나가는 가장 강력한 힘이 될 것임을 믿기에, 함께 그 믿음을 기쁘게 실천할 수 있는 이들이 있기에 오늘도 바삐 도시락을 싸고 짐을 챙긴다. 그렇게 오늘도 숲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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