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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는 어떻게 성교육을 할까

킨더리베 2016-08-30 18:50:15 조회수 3,052


교육열이 높은 우리나라지만, 성교육에서만큼은 예외인 듯하다. 아이 교육에 가장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옆집 아줌마’도 성교육에서만큼은 한마디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해외에서는 어떨까. 노미경 성교육 강사를 만나 해외 선진국에서는 유아 성교육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물었다.

박헤나  에디터 한순호  포토그래퍼 유재철·성 데이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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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여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선진국의 성교육 방법을 국내에 전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여행가이기도 하지만 본업이 성교육 강사잖아요. 자연스럽게 세계 여러 나라의 성교육이 어떻게 이뤄지는지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선진국의 성교육을 국내에 전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어요. 제가 20여 년 전 성교육 강사 자격을 취득했을 때만 해도 ‘성교육 강사’라고 소개하기 민망할 정도로 성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팽배했어요. 그런데 중학생 때부터 꿈꿔온 세계 여행을 통해 각국의 성 문화를 접하면서 성은 인류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으며 인문학의 기본이라는 걸 알았죠. 수많은 예술 작품이 성을 소재로 삼으며 이를 증명하고 있더라고요. 성에 대한 올바른 인식 없이는 사물을 제대로 볼 수 없다는 것도 알았죠. 그러나 우리나라는 기성세대가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지 못한 채 성장했기에 성교육에 있어서는 여전히 후진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유아기 성교육이 잘 이뤄지고 있는 나라로 어디를 꼽을 수 있나요?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를 비롯한 북유럽 국가들이 대표적이에요. 교사가 되려면 대학에서 성교육학을 필수로 이수하도록 해 유아기부터 체계적인 성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국가와 기관, 가정이 함께하는 성교육이 이뤄지고 있고요. 그중에서도 스웨덴은 세계에서 성교육이 가장 발달한 나라로 알려져 있죠. 스웨덴은 1956년부터 아동 성교육을 의무화했어요. 만 4세부터 연령에 맞춰 성교육을 받고, 15세가 되면 피임에 대해 교육을 받아요. 전 국민이 아주 어릴 적부터 교육을 통해 ‘나는 엄마, 아빠의 사랑으로 잉태됐고, 축복 속에 태어났으며, 내 몸은 소중하기에 누구라도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는 걸 배우는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죠.

유아 성교육이 잘 이뤄지고 있는 나라 간에도 나라별 상황에 따라 차이점이 있을 텐데요.
물론 그렇습니다. 각 나라의 문화와 역사에 따라 성교육의 모습도 달라지게 되죠. 예를 들어 독일은 수많은 민족이 뒤섞여 사는 다문화 국가예요. 베를린에 가면 ‘모슬렘’이라 불리는 이슬람교도들도 많죠. 따라서 지역마다 성교육할 때 노출의 수위가 달라요. 하지만 유아기 성교육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죠. 그래서 3~4세 때부터 성에 대해 가르치기 시작해 13세 이후에는 정확한 피임 교육과 임신했을 때의 대처법을 가르칩니다.

반대로 이들 나라에서 성교육을 할 때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신체적 구조나 변화를 이해하는 데 초점을 두기 보다는, 인간의 존엄성을 바탕으로 성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요. 특히 어린 연령일수록 그렇지요. 첫 단계는 생명 탄생이 얼마나 아름답고 축복받을 일인지 알게 하는 거예요. 지하철에서 갓 태어난 아기에게 젖을 먹이는 엄마를 본 적이 있는데, 아기에게 “엄마는 지금 너와 함께 할머니 댁에 가고 있어. 할머니가 네가 너무 보고 싶으시대. 그런데 몸이 불편하셔서 못 오시니까 우리가 가는 거야”라고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승객들은 그 모습을 보며 “넌 정말 행복하겠다!”라고 한마디씩 하고요. 아기가 말귀를 다 알아듣지는 못해도 자신이 존중 받고 있음을 본능적으로 느껴요. 그런 사회적 분위기가 이미 형성돼 있기 때문에 자신이 얼마나 귀하고 축복 받은 존재인지 따로 배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인식하게 되죠. 그 다음 단계는 나와 타인에 대한 존중이에요. 내가 귀한 존재고, 또 다른 사람도 그만큼 귀한 존재라는 걸 배워가요. 때문에 내가 원하지 않는데 다른 사람이 강제로 내 몸을 만지거나, 반대로 내가 다른 사람을 허락 없이 만지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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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덴마크, 핀란드,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들에서 양성평등이 뿌리내린 이유도 ‘인간 존중’을 바탕으로 한 성교육의 영향이 컸겠네요.
‘양성평등’의 넓은 뜻은 타인에 대한 존중이 아닐까요? 인간 존중에 기반을 둔 성교육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양성평등에 기반을 둔 성교육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과 같은 얘기라고 생각해요. 사실 북유럽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양성평등’이란 용어조차 잘 쓰지 않아요. 이미 양성평등이 된 사회이기 때문에 필요가 없는 거죠. 예컨대 스웨덴 사람들은 ‘하루아침에 눈을 떠 보니 신데렐라가 됐다’라든지 ‘예쁜 외모 덕에 백마 탄 왕자와 결혼했다’는 표현을 하지 않아요. 남자는 백마를 탄 왕자고, 여자는 예쁜 신데렐라 같아야 한다는 편견 자체가 성 역할 관념 속에 스며들어 있지 않은 거죠. 텔레비전에서 방영되는 애니메이션도 남녀의 전형적인 모습을 규정하지 않고 있고, 남자니까 무엇을 하고, 여자니까 뭘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 자체가 없어요. 누구든 잘하는 걸 하면 되니까요. 게다가 대부분의 북유럽 국가들은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강해요. 다문화 가정, 한부모 가정, 장애인 가정은 물론 심지어 성적 소수자 가정에 대해서도 벽을 쌓기보다 자연스럽게 교제하며 인정하고 동등하게 대우하죠.

유네스코의 ‘국제 성교육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5세부터 성교육이 필요하다고 제시하는데요. 유아기 성교육은 몇 살부터 시작하는 것이 적절할까요?

몇 살부터 성교육을 시작해야 하느냐는 중요하지 않아요. 무엇을 가르치느냐를 우선순위에 둬야 하죠. 만약 신체적 변화를 주요 내용으로 삼는다면 5세부터 가르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생명 탄생의 신비, 인간의 존엄성, 생명 존중을 알게 하려면 갓난아이 때부터 시작해야 해요. 북유럽 엄마들은 가정에서 놀이하듯 성교육을 해요. 출산하는 모습을 사진 촬영해 아이에게 보여주면서 탄생의 신비를 이야기하죠. 심지어 비디오로 찍어놓기도 해요. 한 번은 독일 유치원에 가서 보니 아이들끼리 인형놀이를 하며 아기가 생기고 태어나는 과정을 표현하고 있더군요. 성교육 만화책을 보며 따라 했던 거죠. 낯 뜨거울 정도로 구체적인 그림이 그려진 만화책을 보고 선생님께 “3~4세 아이들이 충격을 받지 않나요?”하고 물었죠. 그랬더니 선생님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요”라고 하더군요.

노골적인 묘사나 노출이 심한 교구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국내 교사들과 함께 “독일처럼 노출이 심한 인형을 들고 아이들에게 교육하면 부모가 받아들일 수 있을까?”라는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연령에 따라 어느 정도까지 알려줘야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지에 대해 성교육 강사들끼리도 자주 이야기를 나누곤 하는데, 결론적으로 말하면 ‘자연스러운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거예요. 오스트리아 부모들은 아이들과 함께 노천탕에 가서 옷을 다 벗고 함께 목욕을 해요. 부모가 다 벗은 몸으로 자연스럽게 애정을 표현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녀들은 행복을 느끼죠. 영국 자연사박물관의 성교육관에서는 갓난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관람하며 “정자와 난자가 만나서 네가 태어난 거야”라고 설명해주는 엄마를 봤어요. 아주 자연스럽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성을 배우는 거죠. 노골적인 묘사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보다는 아이들이 얼마나 성을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거 같아요.

세계 각국의 유아 성교육 현장을 다니면서, 인상 깊었던 교육 현장도 있었을 거 같습니다.

독일의 어린이집에서 3~4세 아이들이 엄마, 아빠의 몸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었던 장면이 인상 깊었어요. “너는 엄마의 어디서 태어났을까?” 혹은 “엄마 배 속에서 어떤 모습을 하고 있었을까?”라는 선생님의 질문에 아이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다가 옆에 있는 엄마와 이야기를 나누더군요. “엄마 배 속에서 웃고 있었어요!”라고 말하는가 하면, “성기가 컸어요!”라고 말하기도 했죠. 자연스럽게 엄마와 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뒤 그림을 그리는 아이들의 모습이 제법 진지했어요. 그림을 그려놓고 실을 잡아당기면 아이가 나오는 놀이도 있더라고요. 재미있는 놀이를 통해 성교육을 하는 아이디어가 돋보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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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의 성교육 시스템 중 우리나라가 벤치마킹할 만한 것은 무엇일까요. 꼭 선진국이 아니더라도 눈여겨볼 만한 나라가 있다면요.
호주는 교육기관 중심으로 부모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해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성교육을 받도록 하고 있어요. 일주일에 한 번 혹은 한 달에 한 번,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받는 성교육이 우리나라에도 필요해요. 크로아티아는 발칸 반도에 있는 아름답고 작은 나라예요. 유고연방공화국이었고 내전도 많았지만 지금은 독립국가가 됐죠. 보수적이었던 그곳이 요즘 유럽의 교육 시스템을 받아들이고 열린 성교육을 하고 있어요. 루마니아, 불가리아도 모두 보수적 사고가 강한 나라였지만, 지금은 국가 차원에서 나서서 성교육과 성 평등사상을 가르치고 있고요. 우리도 가부장제와 남성 우월주의, 순결 이념 등 보수적인 성 관념에서 벗어나 제대로 된 성 관념을 심어주기 위한 노력이 필요해요. 이를 위해서는 국가와 기관, 가정이 통합적 시스템 아래에서 함께 움직여야 하고요. 몇 개의 기관이 성교육을 전담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는 혼란이 있을 수밖에 없죠.

같은 동양 문화권인 일본의 경우는 어떻게 성교육이 이뤄지고 있나요?

우리나라는 유교 문화권 아래에서, 일본은 남근 숭배 사상 때문에 남성 중심의 왜곡된 성 문화가 만들어졌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그러나 일본은 우리나라에 비해 아동 성교육이 비교적 잘되고 있는 나라긴 해요. 1960년대부터 독일식 성교육을 도입해 초등학생 이상 아이들을 대상으로 성교육을 의무화했으니까요. 하지만 순결교육 중심으로 성교육이 이뤄졌다는 한계점이 있었죠. 1990년대부터는 보수적 가치관을 벗어던지고 현실적인 성교육에 접근해 가고 있어요. 일본을 여행하다가 한 유치원에서 성교육을 참관한 적이 있어요. 인형을 활용한 교육이었는데 유아부터 성인까지 신체적 변화를 자세히 볼 수 있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 산업이 지나치게 발달되면서 성 문화가 왜곡돼 버린 것은 문제예요. 또한 교육기관에서의 성교육이 가정으로 연계되지 못한 점도요. 일본의 모습을 반면교사로 삼아 국가와 기관, 가정이 연대해 양성평등, 성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자연스럽게 깃들 수 있도록 했으면 합니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성교육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10년, 20년 후에는 ‘성희롱’ ‘성폭력’ ‘성추행’같이 성에 대한 부정적 단어가 사라지길 바랍니다. 성교육이 제대로 이뤄지면 성희롱이나 성폭력은 점차 줄어들 거예요. 성폭력 예방 교육이나 무거운 처벌만으로는 한계가 있어요. 남성 우월적 성 관념이 사라지지 않는 한 어떤 예방 교육이나 처벌도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기 어렵고 성폭력, 성추행 등의 문제를 끊을 수 없어요. 인식의 변화가 가장 중요하며, 이를 위해 유아 성교육부터 의무적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더불어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사각지대 없는 성교육이 이뤄져야 하는 것이죠. 이미 성인이 된 어른들을 포함해 국민 누구나 잘못된 성 인식을 바로잡을 수 있는 성교육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노미경

지구를 세 바퀴 반을 돌며 전 세계 150개국을 여행한 성교육 강사이자 세계 여행 전문가. 서울랜드 성교육관 팀장, 서울인구보건복지협회 성교육 전문강사, 한국성폭력상담소 전문강사로 일했다. 여행가로서 난생처음 책을 쓰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게 한 부탄 여행기 <부탄에서 내 영혼을 만나다>, 서아프리카 사람들의 일상을 담은 <검은대륙 황금의 땅, 서아프리카> 등 두 권의 책을 냈다. 지금은 전 세계 미소국(아름답고 작은 나라’ 여행 이야기를 담은 책을 집필 중이다.


 


 




해외에서도 널리 읽히는 성교육 그림책

그림책은 어려운 이야기를 가장 쉽게 이해시킬 수 있는 도구다.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며 성교육을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 해외에서도 널리 읽히는 영유아 성교육 그림책을 소개한다.


<이럴 땐 싫다고 말해요!> 
마리 프랑스 보트 글 | 파스칼 르메트르 그림 | 문학동네어린이 출판
세상에는 나쁜 어른도 있으며 성폭력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때로는 “싫어요!”라고 말할 수 있는 힘을 키워야 한다는 걸 알려주는 책. 선인장 소녀 미미와 고슴도치 가스통이라는 친근한 캐릭터를 등장시켜 아이를 소중히 여기지 않는 어른의 잘못된 성적 행동에 맞서는 당당함을 이야기한다.

<이상한 곳에 털이 났어요!>  배빗 콜 글·그림ㅣ삼성당아이 출판
성교육, 이혼 등 무거운 주제를 가볍고 재미있게 그림으로 풀어내는 영국의 그림책 작가 배빗 콜의 작품. <이상한 곳에 털이 났어요!>는 겨드랑이, 생식기에 털이 나고 가슴이 볼록 나오기 시작하는 등의 과정을 호르몬 아저씨와 아줌마를 등장시켜 알려준다. 유쾌한 그림이 자칫 심각하고 어려울 수 있는 내용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한다.

<젖의 비밀>  야규 겐이치로 글·그림ㅣ한림출판사 출판
아이들은 엄마한테 푹 안겨 젖가슴을 만지는 걸 좋아한다. <젖의 비밀>은 아기가 먹는 엄마의 모유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해 아이 눈높이에 맞는 설명과 대화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는 그림책이다. 빨간색과 주황색의 선명한 색채와 단순하지만 사실적으로 표현한 그림은 젖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슬픈 란돌린>  카트린 마이어 글ㅣ아네트 블라이 그림ㅣ문학동네어린이 출판
주인공 브리트에게 고민이 하나 있다. 새아빠가 자기 몸을 브리트의 몸에 대고 비비거나 자기 침대로 브리트를 데려가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은 생각하게 된다. ‘나는 도움을 청할 수 있어. 누구든 내게 아픔을 주어서는 안 돼. 내가 믿을 수 있는 누군가가 이 세상에 있어.’ 혹시 모를 위험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잘 알려주는 책으로, 독일에 살고 있는 허수경 시인이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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